제24회 전국국제영화제 배우상에 빛나는 곽은미 감독의 '믿을 수 있는 사람'의 주인공 한영(이설)은 탈북민으로 한국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가이드 일에 도전한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두려움과 연락이 잘 되지 않는 함께 탈북한 남동생 인혁때문에 빨리 돈을 벌어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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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미 감독의 ‘믿을 수 있는 사람’ |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까지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민은 3만 4천여 명 정도에 이르른다고 한다. 그들은 북한도 남한도 아닌 이방인으로서의 배타적이면서 양쪽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중간자적인 입장으로 차별당하며 표류하고 있다.
같은 민족이면서도 차라리 외국인보다도 못하고 경계당하는 탈북민 한영이 한국에서 직장이나 사회적으로 적응하며 자리를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먼저 탈북한 동료와 친구들만이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이다.
어찌어찌 가이드 위태로운듯 가이드로서 자리를 잡아가는듯 하지만 2016년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마찰로 국내 관광 산업은 큰타격을 입는다. 한국에서 안정적인 삶을 꿈꾸었던 그녀에게는 더욱 높고 강력한 벽만이 느껴질 뿐이다.
그런 그녀가 한국내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결국은 그녀는 그런 존재를 제대로 만나지 못한다.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그녀는 한국내에서 못미덥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되는 탈북민이자 이방인일 뿐인 것이다.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맞서는 그녀의 삶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곽은미 감독은 동정어린 시선이나 과장없이 객관적이고 일정한 시선으로 낯선 땅에서 차별받는 탈북민, 이방인에 대해 카메라를 들이댄다.
우리도 낯선 어느 곳에서는 결국은 그들과 같은 이방인일뿐이다.
박병우 기자 i2dah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