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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초 ‘한국카메라박물관’을 찾아서

기사승인 2018.06.18  19: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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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메라박물관 김종세 관장

 경기도 과천시하면 떠오르는 것은 과천정부청사와 어린이 대공원, 경마장 그리고 미술에 관심이 조금 있는 분이라면 국립현대미술관 정도이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 대공원은 가장 많이 알려진 곳으로 이곳을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4호선 대공원역에서 하차해야한다.

하지만 바로 이곳 대공원역에서 불과 20M거리에 위치한 한국카메라박물관을 아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하물며 사진가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조차도 이곳 카메라 박물관을 방문은커녕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카메라 렌즈의 단면을 자른 모양을 한 한국카메라박물관은 제법 이목을 끌만한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듯하다. 그 이유는 한국카메라박물관 김종세 관장님을 만나본 사람들이라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기사를 위해 만나본 관장님의 첫인상은 인생의 쉼표를 지나는 완숙한 분위기의 소유자였다. 드러내고 알아주기 보다는 내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모자람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겸손한 분이었다.


카메라 변천사의 산실 한국카메라박물관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수도권 전철 4호선 대공원역 4번 출구)에 위치한 한국카메라박물관은 카메라 렌즈를 절반으로 자른 단면을 모티브로 삼아 설계된 4층 건물이지만 지하 1층, 지상 1-2층의 총 3개 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지상 2층은 1839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단위로 카메라를 시대 순으로 전시해 놓은 상설전시 공간으로 카메라의 변천사를 500여점의 카메라로 볼 수 있다. 지상 1층은 기획전시실로 매 해 특별전이 열린다. 박물관 지하 1층은 전시실과 암실이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사진과 인화장비를 전시하고 박물관 교육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카메라만 4천점 이상이며 6천여 점의 카메라 렌즈와 유리 원판 필름, 슬라이드 같은 각종 액세서리와 주변 기기를 합치면 1만 5천여 점에 달하는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하지만 공간의 한계로 20% 정도만 전시하고 있다.

첫 카메라 ‘아사히 팬탁스K2’로부터 25년간 수집
 중학생 때 집 옆에 사진관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카메라를 흔히 볼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지만 운이 좋아 카메라를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 내가 본대로 나오는 사진이 신기하기도 했고 나중에 커서 카메라를 꼭 사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1976년에 구입한 아사히 팬탁스 K2가 첫 나의 카메라였다. 필름카메라를 쓰던 시절 렌즈의 표현력과 선명도 등 렌즈가 주는 매력에 빠져 카메라 취미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카메라와 렌즈에 관심을 두었고 그렇게 25년간 모았다. 어렸을 적부터 사회생활을 해서 자립할 수 있게 되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어 박물관으로,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993년에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에 카메라 박물관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다는 것을 알고 국내 카메라 발전을 위해 박물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박물관은 희소성과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데 사진의 역사에 이바지한 카메라나 소량 생산되어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카메라를 중심으로 수집을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컬렉션을 2000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수장고 형태로 사진동호회 회원이나 신분이 확실한 분들에 한해 개방을 하다가 2002년 문화관광부에 등록하여 정식 박물관이 되었다. 2007년 9월에 과천에 신축하여 현재 <한국카메라박물관>으로 이전 개관했다.

전 세계 120개국을 직접 다니며 카메라 수집
 지금은 경매도 인터넷으로 하는 시대라 카메라와 렌즈를 인터넷에서 이미지로 보고 구매 결정을 하고 입찰도 하지만 예전에는 원하는 카메라를 얻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전 세계의 120여 개국을 다니며 카메라를 수집했다. 19세기 후반-20세기 초기에 전 세계를 제패했던 나라들에서 좋은 카메라가 많이 나왔고 영연방국가였던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핵심 인물들이 아르헨티나로 이주하여 그 쪽에서도 좋은 카메라와 렌즈가 시장에 나오고 있었다. 주로 지인들의 연결을 통해 유물을 수집하거나 경매 현장에서 낙찰을 받아 모으게 되었다.

가장 아끼는 카메라는 ‘콘탁스2-라이플’카메라

Contax Ⅱ Rifle


 지인이 기증한 카메라도 있지만 대부분 직접 구입하였다.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 한 번 참여하면 약 20-30%정도를 구입했었는데 그걸 본 사람들이 영국에 카메라 박물관을 설립하라고 할 정도였다. 그만큼 좋은 퀄리티의 카메라를 수집했고 그런 것들을 국내에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특히 가치 있는 카메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 게임 중에 손기정 선수를 찍었을 법한 카메라 ‘콘탁스 2-라이플’이다. 역동적인 스포츠 사진 촬영을 위해 제작된 카메라로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메라 아래에 개머리판을 붙이고 방아쇠를 당기는 방법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 카메라는 그 당시 4대만 주문 제작된 희귀한 카메라로 2대는 훼손됐고 한 대는 사라졌다. 현재 세계에서 한국카메라박물관에서만 유일하게 실물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카메라를 얻기 위해 독일의 컬렉터에게 한국카메라박물관에서 이 유물을 되팔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써 주고 받아왔다.

런던에 카메라박물관 설립 제안
 박물관에 대한 꿈이 무르익은 때는 1996년 서울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카메라 수집가를 만나면서 구체화되었다. 카메라 박물관 개관을 추진했었다는 이 수집가는 나이도 들고 건강도 따르지 않아 본인 소유의 카메라를 싼값에 사가라고 해서 빚을 내어 그 카메라 400여 대를 인수했다. 1998년부터 영국 크리스티 경매장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한 번 마음먹으면 반드시 사야해서 경매 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높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경매장 관계자로부터 영주권 등 모든 편의를 제공할테니 런던에 박물관을 짓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박물관에 필요한 유물은 환급성이나 이익여부가 아닌 역사적 가치를 따진다.

박물관 운영 및 향후 계획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유물의 개수와 품질은 외국의 어떤 카메라 박물관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지만 운영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 한국박물관협회와 과천시에서 많이 도와주지만 사실 박물관에서 부담하는 부분이 많아 힘에 부치기도 하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라 박물관 운영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

 8월 28일부터 <코닥 롤필름 130년 : 셔터만 누르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할게요!> 라는 제목으로 경기도와 과천시에서 지원받아 특별전을 한다. 미국의 코닥사는 1888년에 롤필름을 개발하였다. 그 당시 사진 100매 촬영할 수 있는 필름을 내장한 카메라를 팔면서 카메라의 대중화에 앞장서며 롤필름의 역사를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는 약 150점 가량의 유물이 전시될 예정이다. 또한 지역 사진 예술인 발굴을 위해 공모전을 개최하여 <2018 한국카메라박물관 올해의 사진가>를 선정해 개인전을 지원해 작가로써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작업도 할 예정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지원을 받아 어르신들을 위한 사진교육 <인생을 그리다-청춘카메라3>을 진행하는 중이다. 30명가량의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문화예술 활동을 안내하는 프로그램(강사 장원우)으로 7개월간의 교육과 촬영 실습을 하고 9월 중순 경에 수료 전을 할 예정이다.

신현국 기자 nssetter@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사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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