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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미술과 사진

기사승인 2017.09.24  10: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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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술 이야기]

피터 브뤼겔, '바벨탑'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시작된 르네상스 미술은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북유럽 르네상스는 이탈리아와는 다른 형태로 발전한다. ‘바벨탑’의 사실적 묘사와 ‘베들레헴의 인구조사’처럼 사회 풍자적 내용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피터 브뤼겔(Pieter Bruegel Elder)은 플랑드르를 중심으로 한 북유럽 르네상스에 영향을 준다.

브뤼겔의 화풍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특히, 이탈리아 유학길에 그려진 알프스 풍경은 최초의 사실적 풍경화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아마인유를 이용해 유화를 발명한 얀 반에이크(Jan Van Eyck)는 이탈리아 프레스코 보다 섬세한 세밀화를 가능하게 했다.

유화는 마른 후 덧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프레스코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며 이러한 장점은 북유럽 화가들의 섬세한 묘사를 가능하게 하였고, 사실적 화풍을 만드는데 일조하였다. 독일의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가 그린 최초의 독립자화상 역시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볼 수 없는 섬세함이 엿보인다.

16세기 말, 르네상스 미술은 그리스 로마의 미술을 계승하고 원근법을 발견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디테일한 북유럽 미술과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들에 의해 미술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최상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한 동안 지속되면서 미술가들은 오히려 방향을 잡을 수 없는 혼돈의 상황을 맞게 된다. 이 시기에 틴토레토를 비롯한 일군의 미술가들은 보다 진보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실험적 작품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들은 조화와 균형을 벗어나 객관적 비례를 파괴하고 다소 긴 인체를 표현하는 등 기형적 그림을 그린다. 때문에 이들의 작품은 미술사에서 퇴행적 작품으로 저 평가받게 된다.

엘 그레코,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매너리즘(Mannerism)으로 알려진 ‘마니에리스모’라고 하는 이 미술사조는 르네상스와 바로크의 중간단계로서 미술사에서 한동안 무시되어 왔다. 매너리즘이란 말은 변화 없는 구태의 방식을 지속할 때 사용하는 부정적 의미의 단어로, 마니에리스모 시대는 르네상스보다 진보된 것 없이 오히려 퇴보된 형식을 지칭한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마니에리스모는 바로크 미술을 견인한 과도기적 미술사조로 재평가 받게 된다.

마니에리스모 후기인 17세기는 절대왕정의 시대로 미술 역시 남성적인 강한 명암대비와 극적인 상황을 재현한 회화가 등장한다. ‘마니에리스모’의 영향을 받은 바로크(Baroque)미술은 그리스 로마 미술과는 다른 역동적 구도와 강한 명암 대비를 통해 기존의 화풍과는 완연히 다른 역동적인 화면구성을 보여준다.

빛과 어둠의 사실주의 화가로 알려진 카라바조의 ‘의심하는 토마’를 보면 빛과 어둠의 강한 대비와 함께 손가락을 상처에 넣어보는 토마의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한편 르네상스 시대의 성화와는 다르게 남루한 옷차림과 거친 피부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또 다른 카라바조의 그림 ‘병든 바쿠스’ 역시 기존의 성화에서 볼 수 없는 현실의 바쿠스 신을 묘사하고 있다. 자신의 자화상이기도한 병든 신의 모습을 인간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본 그림으로 바로크 미술과 르네상스 미술의 이념적 차이를 보여준다.

한편 바로크 미술의 화풍은 사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조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패션사진에서 많이 사용되는 강한 빛의 대비와 연극적 요소의 극적 장면 묘사는 바로크 화풍의 특징이며, 초상사진에서 많이 사용되는 렘브란트 광선과 3/4프로필 사진구도 그리고 화면의 깊이 감을 표현하는 대각선구도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영향을 주었다.

램브란트, '야경꾼'

또한 매그넘 사진가들이 즐겨 사용하는 숄더샷(Shoulder shot) 프레임은 바로크 화가들이 처음으로 시도한 방식이었으며 이와 함께 사용한 열린 공간개념 또한 바로크 미술가들의 캔버스를 사용법 이었다. 르네상스 미술가들은 캔버스 안에 모든 요소를 담아내는 반면, 바로크 미술가들은 화면 밖으로 사물 또는 인물이 잘려나가는 방식으로 그려냄으로서 그림을 캔버스 밖으로 확장시켜나갔다.

구도에 있어서도 르네상스 미술가들은 화면 안에 사물을 균형감 있게 배치하는 안정적인 구도를 선호했지만 바로크 미술가들은 자유롭고 역동적인 배치로 다소 불안정하거나 산만한 구도 속에서도 전체적인 조화를 유지했다. 그들은 렘브란트의 ‘야경꾼’에서 보듯이 산만한 주변인물을 어둡게 처리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완성했다. 이러한 방법은 사진에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사진촬영 또는 후 보정 시 비네팅 효과를 통해 주변부를 어둡게 하는 방법 등이다.

신현국 기자 nssetter@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사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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